[Intro] Fetish, fetish, fetish [Verse 1] 이건 어른들의 놀이. 안 되는데 되게 버릇 들여 놓지. 언제나 그렇듯이 아픈 건 네가 하기 나름. 집중해 타락의 늪, 그 문턱까지 왔어. 힘을 내 심장 소리 듣고 입 맞추다 웃고 이쁜 거, 이쁜 그림 이름 따위 묻고 명함 따위 주고, 시를 써, 시를 쓰지 여긴 그런데 아냐. 난 그런 놈 아니고 이 혀로 뭐할 건진 오로지 내 맘이고 사랑 아닌 증오 가득한 눈으로 누워 날 올려다보는 너 가증스러. 엎드려 네 역한 체취 온 방 안에 가득히 뱄지 사레들리고 구역질. 기침하더니 네 손 위로 따끈하게 뭔갈 뱉지 벌 주고 싶어. 널 물고 싶어 너만큼 살랑대는 머릿결 뜯고 싶어 너에게 묻고 싶어. “좋냐?” 이 밤이 어디까지 추락하는지 볼까? 그동안에 꽤나 넓어진 내 눈깔의 흰자는 빙빙 도는 세상을 그리지 (자면 안 돼!) 긴 잠은 죽음의 사촌. 잘 때나 뒈질 때나 결국에 언젠가는 모두 입 닥쳐. 쉿… [Verse 2] 건드리면 터지는 폭탄을 안고 침대에 오르지, 너와 나는 피 흥건한 상처. 서로 핥거나 빨며 사랑을 논해. 늑대 가죽 냄새 진동하는 스쳐 지나가는 옛날의 잔상들 (야) 모든 게 더 재밌었던 그 나날들 (야) 모든 것에 더 큰 의미를 뒀었지 (야) 그 때에 난 지금의 날 비웃을 거랄 만큼 (일어나, 미친 새끼야!) 주문처럼 홀릴 자극을 원해 내 가장 습한 기억에서 어둠을 꺼내 차라리 그걸 어루만지고 더 배부르게 찌우고 보다 깊은 나락으로 날 내몰고 싶어 이쁘장한 쌍안경을 벗어제끼고 보니 세상은 생각보다 불투명한 색이고 나이테를 하나둘씩 파먹으면서 그 위로 색칠하는 법을 까먹어갔어 그래서 회색으로 일관, 내 도덕성까지도 물감 하나로 족해. 그 이상은 사치고 흑과 백의 중간, 그 반 틈을 마시고, 만지고, 태우고, 뱉을 뿐 [Hook] 채워줘, 나의 fetish, fetish, fetish 채워줘, 나의 fetish, fetish, fetish [Verse 3] (짝!) 어우, 손찌검하지 마. 말로 해 나 잔 거 아냐. 그냥 눈이 풀려서 그래 오늘은 네가 나의, 내일은 내가 너의 모레는 다시 네가 나의 첩을 해 어두운 충동. 네 발목을 붙들고 사랑하는 애인이랑은 못 추는 춤을 춰 저항하다 굴복. 너 좋아하는 순서 그대로 욕설의 잔치. 거의 불경을 외워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? (아 뭐야!) 매일이 다르게 새로운 환상이 생겨나 피를 끓게 하는 육신의 뒤엉킴 지배와 정복감이 뒤섞이는 미친 ego trip (집중 좀 하지?) 내일이 두려운 오늘의 자아폭발 익숙해지면 내일은 얼마나 더 큰 게 올까? 본능을 다스리지 말잔 강박증 너도 있다면 얼마든 끊어줄게, 참가증 [Hook] 채워줄게, 너의 fetish, fetish, fetish 채워줄게, 너의 fetish, fetish, fetish 채워줘, 나의 fetish, fetish, fetish 채워줘, 나의 fetish, fetish, fetish [Verse 4] 모든 게 끝나고 여전히 빙빙 도는 방 담배 내음 요란한 네 호흡과 힘 없이 쓰러진 우리를 비웃듯 째깍째깍 울리는 시계 소릴 들을 뿐 숨이 돌아오면 담뱃불을 붙이고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곁눈질로 쓱 한번 보고 재를 툭 한번 털어 전화 당부 오가. “또 문득 원하면 걸어.” 허탈함은 어른이란 핑계 뒤에 숨지 이빨은 안 까. 서로 드러내지 않는 충치 담담하게 이건 이거, 저건 저거 사리 분별하는 척 풀어내지. 어른다운 마무리 너도 추했고, 나도 추했어 욕망의 밑바닥, 그 오물에 잠수해서 한 시간 남짓의 허상에 전부 내던지고는 조금 더 무뎌지는 기분, 매번 지독해 복종, 수모와 굴욕 그 끝에서 넌 항상 내 이름을 불러 난 그에 미쳐 환장하는 짐승. 그래, 수컷 이러면 안 된다는 순간 매번 느껴 건강하진 않겠지, 우리 관계는 동물 취급하겠지, 세상의 잣대는 이해 받을 수 없는 범주의 것인데 안 멈추는 건 서로 집어쓴 이 탈 때문 낙오된 기분 하에 가까워지나 명분이 꽤나 위험한 실험일까 어쨌든 좋아. 굴욕을 즐기는 널 위한 내 선물은 네 얘길 여기 쓴 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