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Verse 1]
지하철 역 앞의 메캐한 공기가 두 폐를 가득 채우고
어깨를 부딪히고 가는 사람들의 미로 속
미아처럼 두 팔을 축 늘어뜨리고
하늘을 쳐다볼 줄 알았던 소년은 어디로?
그들이 내민 시뻘건 그 원고지를 뒤집어
그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고
눈꺼풀 뒤에 자리한 그 세계를
그 악몽을 다 끄집어내 채색을
남보다 약간 어리숙한 얼굴과 그리고 반쯤 감긴 두 눈으로
커튼 뒤의 요새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그는
고개를 젓고 내리깔지. 그게 최선이라면서
나이를 먹고 소위 '철든다'는 게 싫어 싸웠어
만약 시간의 문턱을 나 가로질러 그에게
닿을 수 있다면 그를 구할 수 있을텐데
멍하니 날 쳐다보는 그에게 나 말할래
"자, 이제 괜찮아. 너 전부 다 내려놔도 돼."
[Bridge 1]
괜찮다고 말해줄까?
어떡해야 좀 꺼내줄까?
유리벽 반대편 그의 귀에게
내 목소리를 어떡하면 전해줄까?
[Hook]
사실 널 나 그냥 보러 왔어
넌 아직 슬퍼할 줄 알어
꿈에서라도 잡어 두게
모아둔 너의 그 모든 낙서
내 두 눈 속 깊이 담어
그 어딘가로 가져갈게
You'll be alright
[Verse 2]
안녕, 오랜만에 보네
나는 너야. 아니, 너였지, 꽤 오래전에
외할아버지 살아계실 테니 안부 전해
그리고 보다시피 돼지 될 거야. 미리 미안해
혼란스럽지? 형이 다 알고 있어
내 기억에서 역시 너 사는 지금이 힘들고 지쳐
쉬운 방편으로 끝낼 생각 하겠지
네 가방 안의 필통은 수면제로 꽉 찼겠지
다 알어. 세상이 엿같이 나와서
상처받기 싫어서 몸에 가시를 박았고
더 좋아질 게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겠지?
그 막막함은 잊어. 나를 봐, 난 날고 있잖니?
사실 시간을 거슬러 널 만나러 온 건
널 위해라기 보단 나를 위해서가 더 커
상처 받고 울 수 있을 때 마음껏 울어둬
나중 가면 익숙해지다 못해 다 무뎌져
[Bridge 2]
괜찮아, 나는 알아
세상에 혼자 떨어진 네 외로움을 말야
그 나약한 네가 지금 와서는 되려 그리워
네 작은 조각 하나 훔쳐 돌아갈게. 잘 있어
[Hook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