간밤에 멋진 꿈을 꿨어 반쯤 벗어제낀 여성들에 둘러싸여서 환호를 받는 꿈이었어 이제 내 갈 길이 확실히 정해졌어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타입의 예술가 분명히 우리 엄마는 "얘가 배 부르다 보니까 별 헛소릴 다 지껄인다. 이제 불과 몇 년이면 사회로 나갈 나인데 주변 애들과 자신을 잘 비교해 보며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냐."고 그런 김 빠지는 말씀 하시겠지 엄마는 하나는 알아도 둘은 몰라요 집, 학원과 학교만 왔다갔다 하는 애들하고 나처럼 확고한 꿈을 가진 사람이랑 대체 누가 자기 삶을 잘 살겠냐고 누가 마지막에 웃는 자겠냐고 수없이 질문을 반복했어, 내 안에서 결코 겉모습 따위에 반해서 생각 없는 소리하는 게 아니야 이제서 찾아낸 나의 길, 이 길을 가야겠어 "웃기는 소리 작작 좀 해라 노래방에서 박자도 못 잡던 애가 하루 아침에 랩은 무슨 랩? 대학이나 좋은 데 들어가서 엄마 얼굴의 주름이나 좀 펴줄래?" 대체 어른들은 왜 자기 자식의 숨은 재능 그 재능을 보지 못해 어린 꿈을 깨는 걸까?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결과가 뭘까? 이 땅의 고딩이란 게 서럽다 그러나 서러워만 하고 앉아있다면 그건 정말 부끄러운 일 내일부턴 뜨거운 이 가슴으로 힙합 그 자체를 살겠어 Medallions & Rolex, 옷은 벨벳과 레더 신발은 깔끔한 스니커즈, Timbs & Wally's 웬만한 힙합 키즈는 근접하지 못할 살인적 간지 랩하는 기술 쯤이야 다른 애들보다 훨씬 더 빨리 배울 수 있어. 어디서? 어떤 클럽에서 랩하는 존나 친한 형들이 있다구 이제 나는 진정한 MC에 다가서는 첫 계단을 밟는 거야. 날 잘 지켜봐 "내가 언제 너 랩 가르쳐준댔냐? 새끼, 문제가 심각하네 순 대가리에 겉멋만 가득 차갖고 보통 착각이 아냐, 착각도." 아 형, 그니까 뽀대는 뽀대고, 그거랑 별개로 랩도 존나 열심히 할 건데요?
솔직히 옷 아무렇게나 입은 채로다가 무대 올라가면 쪽팔리잖... "얘 좀 봐라. 그럼 내가 가르치면 그게 쉽게 배워질 것 같냐? 혼자 졸라 너 혼자 고민 실컷 하다 쓰러져 잠들기를 백 번은 반복해야 겨우 내 발끝 정도 따라 오겠다." 랩하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한데? 친한 동생이 랩 좀 해보겠다는데 왜 자꾸 생 겁을 주고 그러는 거지? 정 그러면 별 수 없이 이 손으로 내가 직접 파고들어 보는 수 밖에 까짓거 깜둥이들의 음악 뭐 복잡하겠어? 힙합 명반이라고 해봤자 다 합해서 얼마 되지도 않잖아. 그거 다 카피해서 듣고 또 듣고 하면 아무래도 간지 작살로 나는 랩하는데 좀 도움이 되겠지. 아니, 많이 될 걸? 내가 머리가 안 좋은 것도 아닌데 뭘 아! 그리고 '라임'이란 문제가 있었지 그 사람들이 맨날 이러쿵 저러쿵 말은 많아도 역시 제일 매끈하다는 그 누구더라? 그 '버벌' 뭐더라? 암튼 CD 다 빌려다 듣고 따라하고 하다보면 나도 언젠가 분명 대가의 수준에 올라설 때가 오겠지 Big Brag, Sex Drive Past Pages, Untouchable Klammah, History In The Making Keep It Real, 들어보니 꼭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네, No Joke, Overcla** Movin' It, Just The Memories, Radio & Drama 이 사람은 뭐 이렇게 할 말들이 많아? To All The Hip Hop Kids, 사랑해 누나 잘난 체 하는 법도 장난이 아니구나 What U Write 4, Big Pie와 노자 이 사람 밥 먹고 랩만 했을지도 몰라 도대체 영어도 아닌 우리나라 말로다 이런 식으로 조화를 이루다니 정말 놀라운데 솔직히 이런 건 줄은 몰랐는데 잘못하면 XXX 꼴나는데... 엄마, 이제 공부 열심히 할게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