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Intro: Huckleberry P]
그곳은 꿈꾸는 모두를 집어삼키는 무덤
하루에도 몇 구씩 발견되는 싸늘한 주검
하늘 아래 가장 높게 솟은 새하얀 구멍
꼭대기에 대한 상상은 내겐 오래된 즐거움
[Verse 1: Huckleberry P]
정복을 쉽사리 허락지 않는 그곳
덕분에 어떤 이들에겐 영원한 바늘구멍
허나 모두의 마음을 뺏는 요소도 바로 그것
그래, 나 역시도 그것 때문에 가려는 거야
어떤 이의 성공담을 죄다 옮겨놓은 책
떨리는 내 두 손으로 꽉 움켜쥐었네
모두의 걱정을 배낭 안에다 싹 구겨 넣은 채
어깨 위에 올려놓으니 무게가 느껴져, 이제야
제각기 다른 모양을 한 배낭을 짊어지고
각자 믿는 신 또는 무언가에게 잠시 기도
서로의 어깨를 두들기며 약속해
모두 정상에서 보기로
[Verse 2: Huckleberry P]
한발 앞서 걸어간 이들이 남겨놓은 발자국
전혀 보이지 않아, 난 찾아 헤맸지, 한참을
뭔가를 따라가는 방식에만 길들여진
나에게 그 상실감은 꽤 견디기 힘들었지
오늘 또 한 명의 동료를 보내야만 했네
그는 나와 저 밑에서 맺은 굳은 맹세에 대해
끝내 지키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면서
나지막이 말해, 애초에 오는 게 아니었어
책으로 접한 지식은 모두 부질없네
이 빌어먹을 눈보라는 당최 멈추질 않네
그 눈보라가 내 친구의 자취를 지운 것처럼
나의 존재도 지워버릴지 몰라, 어쩌면
배낭의 무게보다 날 괴롭히는 건
자꾸 부정적인 생각들이 날개를 펴는 것
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을까?
고개를 저으며 발을 떼, 가던 길을 계속 가
난 이 악마 같은 언덕 위에 몇 안 남은 작은 점
떨어지지 않는 두 발을 떼게 만드는 가짜 긍정
마주친 모든 이에게 들은 불가능이란 단어
듣기도, 뱉기도 싫어
내 두 귀를 틀어막아
시체로 발견된 그는 어린 시절 나의 영웅
이젠 누군가의 주검을 보고 싶지 않아, 더는
허나 무엇보다 보고 싶지 않은 건 돌아선 후
모든 게 부질없다며 비웃는 저 패배자들의 얼굴
그들 중 한 명으로 기억되길 원치 않아, 난
일부러 두 눈동자를 꼭대기에 매달아 놔
애초에 오지 않았다면 겪지 않았을 호흡곤란도
숨 쉬고 있다는 증거쯤으로 여기며 나아가, 난
어깨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
내가 뱉어놓은 말의 무게
모든 것들이 날 괴롭게 해
허나 결국 도착했을 때
아래를 보는 나의 눈에 비칠 풍경을 상상해보네
그래, 난 그 상상의 노예
그게 내 두 발을 잡아끄네
[Outro: Huckleberry P]
그곳은 꿈꾸는 모두를 집어삼키는 무덤
하루에도 몇 구씩 발견되는 싸늘한 주검
하늘 아래 가장 높게 솟은 새하얀 구멍
꼭대기에 대한 상상은 내겐 오래된 즐거움